바람의 노래 김 종 익 가을의 중턱에서 산사로 가는 꼬불꼬불한 길의 적요를 보았다 비슬산 끝자락 평원에서 억새꽃으로 가을을 연주하는 소슬바람을 만났다 나는 들풀이 되었다 은색의 잔잔한 물결이 파도를 연주하였다 강가에서 나는 유년의 들길을 걸었다 갈대밭에 몰래 숨어서 숨바꼭질하는 강물소리 보았다 바람은 금빛 물결이었다 바람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노래 나는 그 물결 감옥에 갇혀 돌아올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