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말나리
차단기를 지나 계곡을 따라 이어진 임도를 따라 걸어 오르니 우레 같은 물소리가 들리는 선녀탕 삼거리에 닿는다. 이곳에서 왼편 임도는 십자봉을 지나 웅석봉 오르는 길이고, 등로 표시가 없는 정면의 선녀탕 쪽으로 이어진 희미한 산길은 곰골로 이어지는데 웅석봉 정상으로 접근하는 짧은 길이지만 길도 희미하고 절벽에 가까운 가파른 위험 구간이다. 선녀탕 삼거리에서 우측 왕재로 오르기로 결정한다. 무리 지어 붉게 핀 하늘말나리가 이 길로 어서 오르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계곡의 폭포와 암반들이 줄줄이 보인다. 빗줄기가 세차다 여리다 반복하며 내린다. 비를 맞으며 푸른 숲을 배경으로 하늘말나리는 붉은 꽃을 피워 산중을 밝히고 있다. 발길을 멈추고 빗물인지 땀인지 흐르는 물기를 훔치며 하늘말나리를 바라본다. 여름 계곡 ..
2023.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