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처마에
그대 처마에 석 여 공 그 절의 광명전 앞에는 돌꽃 잘 마른 석등이 햇살 아래 뜨겁게 서 있었어요 석등은 무엇으로 세상을 밝히나 석등 속을 들여다 보았어요 석등안에는 어떤 꽃이 세상을 밝히나 들여다 보았어요 기름등잔 하나 없이 세상의 먼지만 날아 앉아 거기 천 년 부스러진 곳에 몸 붙인 돌꽃만 있었어요 마음없이 세상을 밝힌다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요 어느날 내 안에 피어나는 마음이 꽃처럼 환하면 그때 돌아보면 석등안에서도 은돌꽃 금돌꽃 그런 돌꽃이 피어나는 것인지 아무말도 건네주지 않는 빈 꽃이어요 아직도 저 석등이 무엇으로 세상을 밝히는지 몰라요 다만 아는 것은 내 마음 환한 것 따라 등불도 환하다는 것 뿐 그대 사는 처마에 달아드리고 싶은 마음등이라는 것 뿐
2011.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