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4)
-
구름
구름 이 성 선(1941-2001) 구름은 허공이 집이지만 허공엔 그의 집이 없고 나무는 구름이 밟아도 아파하지 않는다 바람에 쓸리지만 구름은 바람을 사랑하고 하늘에 살면서도 마을 샛강에 얼굴 묻고 웃는다 구름은 그의 말을 종이 위에 쓰지 않는다 꺾어 흔들리는 갈대 잎새에 볼 대어 눈물짓고 낙엽 진 가지 뒤에 기도하듯 산책하지만 그의 유일한 말은 침묵 몸짓은 비어 있음 비어서 그는 그리운 사람에게 간다 신성한 강에 쓰고 나비 등에 쓰고 아침 들꽃의 이마에 말을 새긴다 구름이 밟을수록 땅은 깨끗하다
2022.06.10 -
구름
구름 이 성 선·(1941-2001) 구름은 허공이 집이지만 허공엔 그의 집이 없고 나무는 구름이 밟아도 아파하지 않는다 바람에 쓸리지만 구름은 바람을 사랑하고 하늘에 살면서도 마을 샛강에 얼굴 묻고 웃는다 구름은 그의 말을 종이 위에 쓰지 않는다 꺾어 흔들리는 갈대 잎새에 볼 대어 눈물짓고 낙엽 진 가지 뒤에 기도하듯 산책하지만 그의 유일한 말은 침묵 몸짓은 비어 있음 비어서 그는 그리운 사람에게 간다 신성한 강에 쓰고 나비 등에 쓰고 아침 들꽃의 이마에 말을 새긴다 구름이 밟을수록 땅은 깨끗하다
2022.04.30 -
구름, 새, 달, 금성(Clouds, Birds, Moon, Venus)
하늘 그림 성 백 군 하늘에는 하늘이 생긴 이후부터 많은 그림이 있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작업 중입니다 바람이 구름 몰이를 하고 어둠이 달과 별을 밝히고 석양의 노을 화는 바다를 배경으로 현재 진행형입니다. 관광객들이 고급 카메라를 들이대며 구름도 찍고, 태양도 찍고, 뱃고동 소리도 찍고, 전부 찍겠다고 시끌벅적하지만 현지인인 나는 눈으로 보고 가슴에만 새깁니다 드디어 회광반조回光返照가 그 절정을 자랑하기 위하여 내 들뜬 마음 구석구석을 마지막 힘을 다해 환하게 밝힙니다만 오늘은 오늘의 그림이 있고 내일은 또 내일의 그림이 있다며 하늘 그림 한 장, 서둘러 수평선 넘어 잠수합니다. 평소처럼 마음 가라앉히려고 눈을 감아 봅니다 구름, 새, 달, 금성(Clouds, Birds, Moon, Venus) (201..
2020.06.27 -
구름
구름 가람 이병기 새벽 동쪽 하늘 저녁은 서쪽 하늘 피어나는 구름과 그 빛과 그 모양을 꽃이란 꽃이라 한들 그와 같이 고우리. 그 구름 나도 되어 허공에 뜨고 싶다. 바람을 타고 동으로 가다 서으로 가다 아무런 자취가 없이 스러져도 좋으리.
2009.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