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뜰 김 귀 녀 배추속이 속속 차오르는 가을 가을은 참 넉넉하다 대추나무 위에서 어제 저녁나절 두 됫박 족히 가을을 땄는데 오늘 또 가을이 익어간다 아침 일찍 잔디밭을 밟으면 밤새 내린 영롱한 이슬이 발등을 간질이며 소리를 낸다 화단가 섬돌 밑에선 하얀 달밤을 유난히 좋아하는 귀뚜리가 한기를 느끼는 이 밤에도 사라진 친구들을 끊임없이 불러댄다 아~~~ 혼자 간직하고 싶은 가을, 가을, 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