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은 비에 젖지 않는다
청산은 비에 젖지 않는다 成田 스님 비가 오는 날 월정사를 거쳐 상원사에 갔다. 무겁게 비는 내리고 있었으나 산은 오히려 청정히 깨어 있는 것만 같았다. 나무도 꽃들도 비에 젖지 않았다. 비에 젖는 것은 나뿐이었다. 계곡에 흐르는 물까지도 비에 젖은 표정이 아니었다. 계곡을 타고 더욱 더 즐겁게 내닫는 물길. 물길은 낮은 곳을 향하여 즐겁게 흘러만 갔다. 낮은 곳을 향해 흘러가는 즐거움을 물줄기는 보여 주었다. 만약 모든 사람의 존경을 받고 싶다면 모든 사람의 발밑으로 다니라는 말이 떠올랐다. 바다가 내게 다가왔던 의미가 결코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낮은 곳으로 흘러온 물줄기들이 가장 낮은 자세로 살아가는 것이 바다가 아니던가. 그 바다 앞에 서면 나는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경험해야만 했다. 그것은 내..
2010.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