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2010. 2. 12. 09:46시 모음/시

 

바 위

유 치 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非情)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 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시 모음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玩花衫 / 나그네  (0) 2010.02.12
차라리 한 그루 푸른 대로  (0) 2010.02.12
봄의 유혹  (0) 2010.02.11
사랑하는 까닭  (0) 2010.02.10
님의 침묵  (0) 2010.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