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봉선

2015. 9. 13. 20:52사진/야생화

물봉선화 꽃

박인걸

산새들 내려앉아 목축인 도랑가
배죽배죽 웃는 계집처럼
샛노란 꿀주머니 주렁주렁 매달고
무엇을 전해 주려나 날 기다린다.
가물거리는 옛 기억이지만
또렷하게 떠오르는 고운 네 모습 
놓치지 않으려 애써온 보람에
너의 소식이 합격통지서만큼 기쁘다.
해는 서쪽하늘에 많이 기울고
가을 그림자는 산자락을 휘감는데
뒷산 잔디밭에 앉아 소곤대던
그 시절 아련한 추억에 젖어본다.
첩첩산중의 아늑한 마을에
저녁연기 희부윰하게 피어오를 때면
물봉선화 꽃 닮은 네 얼굴은
시름 하나 없이 언제나 고왔고
저녁 별빛은 네 얼굴로 내려앉았다.
오늘은 네 모습이 꽃잎에 스민다.

 

물봉선

 

 

물봉선 

봉선화과의 한해살이풀로 유독성 식물이다. 우리나라 각처의 산이나 들의 습지 또는 도랑가와 산골짜기의 냇가에 자생한다. 전체에 털이 없으며, 부드럽고 연하다. 줄기는 물기가 많고, 곧게 서며, 가지가 갈라지고, 매끄러우며, 붉은색을 띤다. 마디가 볼록하게 나오고, 잎은 어긋나는데 계란형 또는 넓은 피침형으로 잎자루가 있고,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8~9월에 고깔 모양의 홍자색 꽃이 피는데 꽃자루가 길며, 좌우 양 꽃잎은 크고, 꽃잎 뒤쪽의 기다란 거(距 : 꿀주머니)는 안쪽으로 말린다. 10~11월에 피침형의 열매가 익으면서 탄력적으로 터져 검은색의 씨가 튀어나간다. 한방에서「야봉선화(野鳳仙花)」라 하여 지상부(地上部)의 전초(全草)를 약재로 쓴다.

 

 

물봉선

김 숭 기


예전에는
논밭둑 도랑가에서도 지천으로 피었지요
장마철에 홍수 일면
물에 쓸려 허리 부러져도
금새 뿌리 뻗어 새롭게 꽃을 피웠지요
가슴에 품은 정열
건드리면 터져 버릴까
꽤나 조바심도 떨었지요
이제 깊은 산에서 살아야 하는 몸
지나간 꿈으로 남았네요
더 외로워지겠어요
씨방 하나 제대로 맺지 못하고
뿌리로만 뻗는 몸 될지라도
내가 있어야 하는 곳
당당하게 꽃 피우겠어요
날로 더럽혀져 어지러운 세상
내 몸 자리잡을 한 줌의 땅덩이 남지 않을지라도
가장 청정한 물가만을 골라
터 잡고 꽃 피우는 고집
버리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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