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연잎 접듯

2014. 7. 30. 13:10시 모음/시

 

 

 

 

바람이 연잎 접듯

 

유 재 영

 

 

어린 구름 배밀이 훔쳐보다 문득 들킨

 

고개 쳐든 자벌레 이끼 삭은 작은 돌담

 

벽오동 푸른 그림자 말똥처럼 누워 있다

 

 

 

고요가 턱을 괴는 동남향 툇마루에

 

먹 냄새 뒤끝 맑은 수월재 한나절은

 

바람이 연잎을 접듯 내 생각도 반그늘

 

 

 

차 한 잔 따라 놓고 누군가 기다리다

 

꽃씨가 날아가는 방향을 바라본다

 

어쩌면  우리 먼 그때, 약속 같은 햇빛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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