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를 만나다

2013. 11. 8. 07:29나를 찾아 걷는 길/명화를 만나다

명화를 만나다

한국근현대회화 100선 전시회

2013.11.5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는 " 명화를 만나다 한국근현대회화 100선"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석조전 서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덕수궁 大漢門을 들어서서 단풍 길을 걷는다.

옛 궁궐은 도심 속의 고즈넉한 휴식처이고, 언제나 늘 푸근함을 선사한다.

삼삼오오 낙엽길을 걸으며 가을의 정취를 즐기고들 있다.

"낙엽을 쓸지 마세요. 운치 있게..." 낙엽 쓸 준비를 하는 관리인에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수양벚꽃 나무 밑동에는 누렇게 물든 낙엽이 수북하다.

 

한국근현대미술계를 빛낸 작가 57명의 수묵채색화 30점, 유화 70점이 출품 전시되고 있다.

전시관 안은 우리들이 쉽게 만나 보기 어려운 명화名畵를 감상하는 사람들의 열기로 가득하다.

1920-1970년대를 빛내고 풍미한 명화들은 아직도 나에게 감동과 진한 여운을 남겨준다.

 

도록을 구입하여 탐독한 후 그림을 다시 보니 새록새록 안목이 열린다.

한참 발길을 멈춘 명화名畵 일부를 올리며 여운을 즐긴다.

작품에 설명된 글은 도록에서 발췌한 것이다.

 

 

김종태<노란저고리>

 

김종태 -  <노란저고리>

밝고 투명한 색조와 경쾌한 붓자국으로 소녀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얼굴 부분에서 머리, 이마, 눈, 귀의 표현은 붓질이 거의 한 번만에 이루어져 보일 정도로 속도감 있는 붓질로 그림이 그려졌다.

 

김인승 - < 화실 >

김인승 - < 화실 >

젊은 남성이 화실 안에서 소파에 앉아 스케치를 하고 있고 젊은 여성이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장면이다.

그의 인물들은 좁은 얼굴형, 높은 콧대와 눈매로 인해 한국인의 전형적인 얼굴이 아니라 외국인의 모습을 연상하게끔 하여

화가의 주관이 반영되어 김인승만의 독창적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그다지 많은 색채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매우 사실적이며 안정적이 분위기를 자아낸다.

 

 

김환기- <산월 >

 

김환기- <산월 >

전통 산수화에서 볼 수 있듯이 진한 선으로 산과 바위가 중첩되어 표현되어 있다.

화면 아래의 둥근 원은 마치 산 아래 물에 비친 보름달처럼 보인다.

                         

 

 

 

김환기 - < 파란 열차 >

파란 열차는 더 이상 앉을 자리도 없었던 기차의 윗부분까지 피란민들로 가득차서 전쟁 당시 긴급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사각형, 원형 등 기하학 도형이 작품의 기본을 이루고 있다.

또한 색채에 있어서도 푸른색, 붉은색 등 색채를 제한 사용함으로써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화면 상단부의 푸른색은 김환기에 있어서는 하늘이자 바다였으며 생명의 근원을 암시하는 색채였다.

그러므로 이 파란열차는 단순히 전쟁의 피란민을 실어 나르는 열차가 아니라 생명에 대한 희망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김환기 - <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김환기 - <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점 하나하나를 그리고 그 주변을 선으로 다시 둘러싸서 또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반복적이 작업은 개체로서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집합체로서 의미를 지닌다.

아주 작은 점들은 빛의 울림을 만들어 내면서 유채 물감을 두껍게 칠하는 그 이상의 표면 효과를 만들어 낸다.

더욱이 이러한 점을 무수히 그려 화면 전체를 뒤덮는 방식은 2차원의 화면을 기운이 생동하는 무한의 공간으로

변환하게 된다.

이러한 작업은 재료, 색채의 특성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작가의 호흡과 손짓이 일체 되어야만 나올 수 있는 작업

으로서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조형실험을 했는지를 반증하고 있다.

이 작품은 그와 절친했던 시인 김광섭의 시 <저녁에>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을 하였으며 뉴욕의 꺼지지 않은 야경,

작업실에서 떠올린 고향의 바다 등 여러 가지 이미지로 해석될 수 있다.

                              

                                       

저녁에

김 광 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박수근 - < 빨래터 >

 

 

박수근 - < 빨래터 >

세 장을 이어 붙인 30cm 크기에 불과한 작은 그림엔,  졸졸, 두런두런, 탁탁.... 소리가 들린다.

        

".......... 풍경 속에 인물을 배치한 탄탄한 구성력이 돋보이는데 특히 맨 왼쪽의 여인을 반쯤 일어선 자세로 그려 넣어 화면에 활기를

주고 있다.

그 밖에 마치 파스텔화 같은 색감도 온후하여 화강석 같은 질감 표현도 어찌나 옹골진지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저절로 끌어당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작품의 특별한 장점은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아주 작은 그림 속에서도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었던 박수근의

화가로서의 능력일 것이다.

옹기종기 모여 빨래를 하는 아낙네들 사이로 개울물 흐르는 소리, 옷감 비비는 소리가 스며들고 아낙네들이 두런두런 나누는 다정한

이야 기가 들리는 듯하다......."

< 국립현대미술관  최은주  '왜 명화인가'에서 >

 

 

박수 근 - < 절구질하는 여인 >

 

                          

 박수근 - < 절구질하는 여인 >

 예리하지만 뚜렷한 윤곽선, 두텁게 여러 층으로 덧발려진 마티에르의 질감으로 인해 그의 전형적인 기법이 완성 되었음을 보여준다.

 

 

 

 

박수근 - < 농악 >

 

 

 박수근 - < 농악 >

 연주자들이 모두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음악을 연주하며 흥에 겨워 즐기는 모습이다.

 

 

 

 

                    

 박수근 - < 행인 >

  마치 고분 벽화를 보는 듯하다

 

 

 

박항서 - < 가을 >

 

                     

 박항서 - < 가을 >

  여인들이 추수를 한 뒤 머리에 항아리를 이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여인들의 건강하고 강인한 생명력을 표출하고 있다.

 

 

 

배운성 - < 가족도 >

 

 

  배운성 - < 가족도 >

1930년대 초 유럽에서 주인 백인기의 가족을 회상하면서 그린 것이다. 이 작품은 한옥을 배경으로 하여 총 17명의 대가족을 그리고 있는데, 한복을 차려입었다 하더라도 구두를 신고 있다든지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애완견의 모습 등에서 서구문물의 영향을 받은 20세기 초 상류층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인물배치와 경직된 자세는 사진에 의거하여 그림을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제일 왼쪽에 배운성 자신의 모습을 그려 넣었다. 자신의 시선은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고 있으며 약간의 동세를 취하고 있어 그림에 생기를 더해주고 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장독대와 담장의 풍경은 이국적인 느낌을 배가하고 있으며, 그가 원근법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그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2012년 근대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오지호 - < 남향집 >

 

오지호 - < 남향집 >

그가 살던 개성집을 그렸다. 나무의 그림자와 축대의 그림자 부분이 청색과 보라색으로 처리되어 있다.

검은색이 아닌 다른 색채로 표현된 그늘, 맑은 공기와 투명한 빛을 표현한 밝고 명랑한 색조가 돋보인다.

이 작품은 근대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이중섭 - < 소 >

 

 

 이중섭 - < 소 >

이중섭은 우직하고 근면한 소의 이미지에 자신의 내면세계를 투영하여 광기 어린 야만성, 폭발할 듯한 힘을 부여하였다.이 소는 어디론가 가는 도중 머리를 돌리고서 크게 부릅뜬 눈으로 화면의 정면을 보고 있다. 소의 근육과 동세가 거칠고 속도감 있는 빠른 붓질로 순식간에 그려져 있어 위협적인 자세의 역동적인 순간이 강조되고 있다. 소의 형태는 파괴되고 해체되어 있어 화가의 분노, 열정, 광기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이중섭 ㅡ < 황소 >

 

 

이중섭 ㅡ < 황소 >

소 뒤의 줄무늬는 성난 소를 감싸면서 비장한 기운을 강조하고 있다.

붉은색을 배경으로 하여 소 머리를 확대하여 황소의 투지 어린 모습을 강조하였고, 검은색 눈은 선명하여 소의 강건한 기운을 내뿜고 있다.

 

 

 

이중섭 ㅡ < 길 떠나는 가족 >

 

 

이중섭 ㅡ < 길 떠나는 가족 >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아버지가 소달구지에 가족을 태우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가족애가 남달랐던 그는 부인과 두 아들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으로 가족을 소재로 집요하게 그렸다.

 

 

 

이중섭 - < 가족 >

 

               

이중섭 - < 가족 >

윤곽의 굵은 테두리 선 안에서 네 사람이 있는 모습이다. 스카프와 같은 길고 유연한 선에 의해 인물과 인물, 인물과 동물이 연결되고 결합된다.

가족과 떨어진 외로운 상황 속에서 아이들과 동물들로부터 순수함과 즐거움을 발견하고 이를 표현하고 있다.

 

   

 

임직순 - < 모자를 쓴 소녀 >

 

                     

임직순 - < 모자를 쓴 소녀 >

의자에 앉아 있는 소녀를 화면에 대각선으로 배치하여 구도의 단조로움을 깨뜨리고 있다. 화면의 주조색인 소녀의 옷과 모자의 푸른색을 중심으로 의자, 모자의 띠, 꽃의 색채가 서로 보색 대비를 이루면서 동시에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장두건 - < 장미꽃이 있는 정물 >

 

 

장두건 - < 장미꽃이 있는 정물 >

이 작품은 유화로 그렸지만 장미꽃과 테이블을 표현하는 데 있어 맑고 밝은 색채로 인해 수채화와 같은 투명한 느낌이 강하다.

화면 위아래 분위기가 구분됨으로써 그 중앙에 위치한 붉은색 장미꽃으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섬세하고 뚜렷한 윤곽선, 그림자 표현, 바탕의 규칙적인 수직, 수평선은 서로 맞물리면서 화면을 보다 아름답게 만든다.

원근법과 입체감과 같은 기법에 구애받지 않고 사물을 다각도로 보고 그 외관을 화면 위에서 재구성하였다.

 

 

 

장리석 - <소한小閑 >

 

 

장리석 - <소한小閑 >

거리에서 장기를 두고 있는 모습을 그렸는데 인물들이 원형으로 배치되어 모두들 장기판에 집중하는 모습을 효과적으로 나타냈다.

밝은 햇빛에 의해 나타나는 명암의 강한 대조, 굵고 힘찬 붓질, 두터운 질감은 장리석의 완숙한 경지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근경을 밝은 빛을 등지고 선 노인을 가장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중간의 장기 두는 사람들, 제일 왼쪽의 신문 보는 노인으로 갈수록

세부 묘사를 점차 생략하여 자연스럽게 공간감을 형성하고 있다.

 

 

 

김기창 < 가을 >

 

                    

김기창 - < 가을 >

참을 머리에 이고 잠든 아이를 업은 소녀와 어린 소년이 낫과 수수를 들고 같이 가는 농촌 풍경이다.

수수밭 사이로 비치는 푸른색 하늘과 소녀의 붉은 댕기머리, 노란 수수밭이 선명한 색채감각을 보여주면서 서로

조화되어 있다.  세밀한 붓질이 돋보인다.

 

 

 

김기창 - < 아악의 리듬 >

 

 

김기창 - < 아악의 리듬 >

 이 작품은 순각적으로 사진을 촬영한 듯 연주자들의 모습이 흔들려 보일 정도로 인물 표현이 선과 색에 의해 중첩되어 있다.

또렷하지만 힘차고 거친 선묘는 이러한 역동적인 동세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김기창 - <보리타작 >

 

 

김기창 - <보리타작 >

절제된 운필, 간결한 형태감, 부분적이 색채로 인해 화면이 평면적으로 보이지만 크고 작은 인물들이 화면에 중첩되어

복합적인 구성미를 보여주고 있다.화면 안에 다양한 변화와 리듬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김영기 - < 향가일취 >

 

                   

김영기 - < 향가일취 >

수세미가 가득 달린 늦여름의 풍경이다.

화면의 아랫부분에서 위로 올라가는 수세미의 S자형 구도가 화면을 역동적으로 보이게 한다.

화면의 윗부분에 몰려있는 수세미, 잎, 줄기 부분은 아랫부분에 여백으로 처리된 대지와 대조를 이루면서 동시에 

음양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강한 먹색과 활달한 필치, 청량감 있는 표현이 김영기만의 독특한 화법이다.                                   

 

 

박래현 ㅡ < 노점 >

 

                  

박래현 ㅡ < 노점 >

대상을 다각도에서 보고 3차원의 입체를 2차원의 면 단위로 분할하여 다시 재구성한 작품이다.

6.25 전쟁의 여파로 힘들고 고된 생활을 하면서 시장으로 나오게 된 여인들의 모습이다.

뒷골목에 늘어선 노점의 여인들의 모습은 건물과 함께 수직적으로 늘어서서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데 이러한

수직성은 작품의 느낌을 더욱 동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피부색을 짙게 처리한 점은 작품을 이국적으로 보이게끔 만든다.

 

 

 

천경자 - < 목화밭에서 >

 

                   

천경자 - < 목화밭에서 >

목화밭에서 남자는 누워있고 여인은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고 있는 한가로운 장면이다.

당시 개인적으로 사랑의 아픔을 겪은 후였으므로 이러한 그림은 더 이상 이루어질 수 없는 남녀 간의 사랑,

가족 간의 사랑을 담고 있다. 

화려하고 장식적인 색채와 구상성을 토대로 하여 한국화에서는 보기 힘든 상징주의적 문학성을 담아내었다.

                   

     

천경자 ㅡ < 청춘의 문 >

 

                   

천경자 ㅡ < 청춘의 문 >

화면 속의 등장인물은 신비로운 여인의 상징으로서 영화배우 그레타 가로보이다.

검은 옷을 입은 여인은 고개를 들고 꿈을 꾸는 듯한 모습을 취하고 있는데 신비스러운 표정과 가냘픈 손짓으로 인해

더욱더 몽환적이다.

옷의 장식으로 인해 머리와 몸이 분리된 듯한 느낌을 풍기고 있어 신비로운 상상의 세계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영화배우의 모습을 통해 여성으로서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과 고백을 담은 내용이기도 하다.

 

 

 

 

천경자 - < 길례언니 >

 

                  

천경자 - < 길례언니 >

전체적으로 노란 색조의 화려한 분위기를 띠고 있는 작품이다.

모자 위의 화려한 꽃장식은 환상의 세계를 의미하고 있다.

여인의 경우는 자신의 자화상적인 모습이 투영되어 어느 한 지점으로 시선을 응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내면세계를 담고 있는 눈빛을 통해 모든 감정과 의미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의 작품에는 단순히 초상화적 표현을 넘어서는 서정적인 문학성이 뒷받침되고 있다.

은유, 암시, 상징이 그림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

 

 

 

천경자 -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

 

 

천경자 -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

이 작품 속에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서 명명한 제목이다.

작가가 49세 때인 1972-73년경 자주 해외여행을 다닌 결과를 담고 있다.

천경자는 해외여행이라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통해 외국의 풍물, 자연,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을 보고 만날 수 있었으며, 이러한 낯설고

흥분된 경험을 스케치와 수필로 많이 남겼다.

해외여행을 단순한 구경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여행지에서 봤던 원시적이고 토속적인 색채감을 그대로 유화로 옮겨 천경자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있도록 하고 있다.

 

 

 

박노수 - < 유하柳下 >

 

 

박노수 - < 유하柳下 >

화면의 전면을 감싸고 있는 버드나무는 바람에 흩날리고 있으며, 왼쪽 하단에는 배가 한가롭게 떠있다.

이러한 공간 설정으로 인해 여백은 물, 육지, 하늘의 구분이 모호한 거대한 자연을 의미한다.

비어 있는 공간을 설정함으로써  대상이 그려진 공간을 규정하고 조형적인 효과도 얻고자 하였다.

 

 

 

이응노; - < 향원정 >

 

 

이응- < 향원정 >

무질서한 필선 사이에서 구체적인 형체들을 배치함으로써 비교적 사실주의적인 요소와 추상표현주의적인 요소가 혼합되어 있는 작품이다.

이응노는 이러한 경향의 작품을 '반추상'이라고 명명하였다.

 

  

변관식 - < 내금강보덕굴 >

 

                             

변관식 - < 내금강보덕굴 >

'내금강 보덕굴'은 보덕암 앞 절벽에 높게 매달린 암자로서 고된 수행정진이 이루어지는 깊은 산의 고요한 산사가 주는 고독한 분위기가 지닌 곳이다.

아래에는 물거품이 솟구치는 분설담이 있어 여기가 높은 지대임을 암시하고 있으며 화면 한가운데 위치한 보덕굴은 바위로부터 솟아 나온 소나무에 가려져 있어 은둔해 있는 산사의 분위기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 뒤로 법기봉이 중첩되면서 화면의 가장 높은 곳은 구름에 가려진 듯 연무로 산세의 일부만이 드러나고 있다. 비교적 연한 묵법에 의한 원경 처리로 인해 금강산은 더욱더 높아 보이며 자연의 장대한 아름다움을 표출하고 있다. 또한 절경에 취하여 손가락으로 보덕굴을 가리키며 길을 걸아가는 인물의 모습은 해학적인 요소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內金剛普德窟              내금강보덕굴

問如何事棲碧山           나더러 왜 청산에 사냐고 해서

笑而不答心自閒           웃으며 대답하지 않으니 마음 절로 편안하네

桃花流水杳然去           복사꽃 시냇물이 아득히 흘러가니

別有千地非人間           속세가 아닌 별도의 세계일세

小亭                        소정

 

 

 

변관식 - < 외금강삼선암추색 >

 

 

변관식 - < 외금강삼선암추색 >

왼쪽 화면의 우뚝 솟은 삼선암의 당당한 모습은 실경이기 이전에 작가의 내적 지향점의 표상이라고 여겨진다. 

이 작품은 전통적인 부감 시를 사용하여 건너편 산에서 삼선암과 그 옆 골짜기를 내려다보는 시각방식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부분적으로는 시점을 달리하는 전통적인 시점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다시점은 화면에 운동감을 부여하고 있으며, 시선을 자연스럽게 전체적으로 골고루 화면을 살펴보도록

이끈다. 여기에서 거친 바위의 질감은 먹을 겹쳐서 칠하는 적묵법과 파선의 운용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허건 - < 삼송도 >

 

                     

허건 - < 삼송도 >

굵은 필선과 빠르고 마른 붓질에 의한 소나무 껍질, 잎의 표현이 뛰어난 작품이다.

화면을 가득 채운 세 그루의 소나무는 비스듬히 서 있어 공간감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소나무의 살아있는

생명력까지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