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1. 15:56ㆍ사진/야생화
은대난초 / 김 승 기
늘씬한 키 뽀얀 얼굴
초록치마 하얀 블라우스 받쳐 입으면 더 예쁘련만
오로지 긴바지만 입을 줄 아는 여자
봉긋한 가슴 잘록한 허리
긴바지를 입어야 히프도 커 보여
몸매가 돋보인다는 여자
언제 어디서든 어떤 옷이라도 다 잘 어울리지만
화이트그린민트의 바지와 블라우스가 더 잘 어울리는 여자
분명 85B컵 100의 쉘핏 볼륨업 브라팬티를 입었을 듯싶어
화이트 레이스 속옷을 선물해주고픈 여자
보일락 말락 꽃잎 살짝 오므린 채로
도통 속을 내보이지 않으면서
살포시 잘도 웃는 여자
첫눈에 반해 내 안으로 들어온 여자
살짝 오므린 저 꽃잎 속
실컷 들여다보고 싶은 여자
그러나 눈이 부셔 바라보지 못하고
다가갈 수도 없는 여자
나를 좋아했다고,
어느 날 갑자기 내게 먼저 고백한 여자
사실은 나도 좋아했다고 대답해준 여자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 설레어 얼굴 붉어지게 하는 여자
상처 보듬어 잃어버린 사랑 다시 찾을 수 있게 해준 여자
내 안에서 그대라는 이름으로 피어 고마운
사계절 내내 지지 않는 꽃이여
□은대난초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전국 각처의 산에 자생한다. 줄기는 곧게 서고 잎은 어긋나는데 넓고 긴 피침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5~8월에 순백색의 꽃이 줄기의 윗부분에 모여 피는데 꽃잎이 완전히 벌어지지 않고 반쯤 오므린 채로 꽃의 속을 보이지 않는다. 9~10월에 골이 파인 긴 타원형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다음해 꽃이 필 때까지 남아 있기도 한다. 흰색의 꽃이 피고 잎의 모양이 대나무의 잎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