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21. 13:12ㆍ문화유적 답사기/마상청앵(馬上聽鶯)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는 가을전시회 "풍속인물화 대전" (2011.10.16-30)이 열리고 있다.
가을이 무르익어 가는 간송미술관은 운집한 사람들의 열기로 가득하다.
김홍도의 마상청앵(馬上聽鶯) 그림 앞에 서서 말 위에 앉은 선비의 눈길 따라 버드나무 위 한 쌍의 꾀꼬리로 향한다.
이인문이 제화시(題畵詩)를 지었다.
아릿 다운 사람이 꽃 밑에서 천 가지 소리로 생황을 부는듯하고,
시인의 술동이 앞에 황금귤 한 쌍이 놓인듯하다.
어지러운 금북이 버드나무 언덕 누비니,
아지랑이 비섞어 봄가을 짜낸다.
詩中有畵 畵中有詩
시에는 그림이 있고 그림에는 시가 있다.
마상청앵(馬上聽鶯 : 말 위에서 꾀꼬리 소리 듣다)
(간송미술관 최완수 연구실장의 작품 해설에서)
단원 김홍도는 진경풍속화풍의 대미를 난만하게 장식한 화가로 이 "마상청앵"이 그런 그림 중의 대표작에 해당한다.
녹음방초 무성하고 천자만홍의 백화가 만발하는 늦봄 어느 화창한 날에 젊은 선비가 춘정을 이기지 못해 문득 말에 올라 봄을 찾아 나섰다가
길가 버드나무 위에서 꾀꼬리 한 쌍이 화답하며 노니는 것에 넋을 빼앗긴 채 서서 바라보는 장면을 사생해 낸 그림이다.
꾀꼬리의 화답 장면과 넋나간 선비의 모습을 돋보이게 하려는 듯 버드나무는 간결하게 처리하여 길섶 한곁으로 몰아놓고 선비 일행을 큰길
가운데로 내세운 채 나머지는 모두 하늘로 비워 둔 대담한 구도를 보이었다.
선비와 말을 모는 떠꺼머리 총각의 의습선은 단원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철선묘(鐵線描)로 처리하여 조선옷이 가지는 넉넉하면서도
예리한 옷맵시를 유감없이 표현해 내었다.
반면 갓과 말 그리고 길섶 풀들은 먹의 번짐만을 이용하였으니 철선묘와 대조를 이루어 조화를 얻게 하려는 의도일 듯하다.
이런 봄 냄새 물씬 풍기는 그림에 단원과 동갑 그림 친구인 고송유수관 이인문은 이런 제화 시로 춘정에 공감한다.
아릿 다운 사람이 꽃 밑에서 천 가지 소리로 생황을 부는듯하고,
시인의 술동이 앞에 황금귤 한 쌍이 놓인듯하다.
어지러운 금북(북은 베 짜는 도구)이 버드나무 언덕 누비니,
아지랑이 비 섞어 봄가을 짜낸다.
佳人花底簧千舌 韻士樽前柑一雙
歷亂金梭楊柳崖 惹烟和雨織春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