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목(枯死木)

2011. 2. 20. 09:36시 모음/시

 

 

 

 

 

 

 

 

 

 

 

 

지리산 고사목

 

 

고사목(枯死木)   

문 효 치

 

하늘을 향해

발 돋움으로 서 있더라.

 

꺾어지고 부러진

팔뚝마다 손가락마다

해진 깃발을 구름처럼 걸었더라.

 

이승의 인연과 목숨을

한 꺼풀씩 벗겨내고

승천하려다 주저앉고 만

이무기가 되어서

 

원망스런 눈을

아예 감아버리고

 

빈 산에 높이 올라

하늘을 향해

발 돋움으로 서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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