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
2011. 1. 6. 23:48ㆍ시 모음/시
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
나는 아무래도 다시 산으로 가야겠다.
그 외로운 봉우리와 하늘로 가야겠다.
묵직한 등산화 한 켤레와 피켈과 바람의 노래와 흔들리는 질긴 자일만 있으면 그만이다.
산 허리에 깔리는 장미빛 노을, 또는 동트는 잿빛 아침만 있으면 된다.
나는 아무래도 다시 산으로 가야겠다.
혹은 거칠게, 혹은 맑게, 내가 싫다고는 말 못할 그런 목소리로 저 바람 소리가 나를 부른다.
흰 구름 떠도는 바람 부는 날이면 된다.
그리고 눈보라 속에 오히려 따스한 천막 한 동과 발에 맞는 아이젠, 담배 한가치만 있으면 그만이다.
나는 아무래도 다시 산으로 가야겠다.
떠돌이 신세로.
칼날 같은 바람이 부는 곳, 들새가 가는 길, 표범이 가는 길을 나도 가야겠다.
껄껄대는 산사나이들의 신나는 이야기와 그리고 기나긴 눈벼랑길을 다 하고 난 뒤의 깊은 잠과 달콤한
꿈만 내게 있으면 그만이다.
바람이 인다.
새해 아침 먼동이 트면서 저기 장미빛 노을이 손짓한다.
배낭을 챙기자.
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
김장호의 "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 " 에세이 중에서
원작 존 메이스필드의 시 <바다에의 열병(Seafever>을 패러디 한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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