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마음을 여는 절 開心寺

2010. 8. 24. 16:07문화유적 답사기/마음을 여는 절 개심사

(3) 마음을 여는 절 開心寺

 

마음을 여는 절 개심사는 충남 서산군 신창리에 있는 신창제를 굽이굽이 따라 돌아 들어가면 상왕산 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정오의 따가운 햇살이 내려 꽂히는 '象王山開心寺' 현판이 걸린 일주문을 지난다.

송림이 우거진 인적도 없는 고즈넉한 길을 따라 오른다.

물에 젖은 대지와 초목에서 뿜어내는 습기로  인하여 후덥지근하다.

오른쪽 실개천엔 콸콸 물이 흐르고 있다.

마음을 여는 절 開心寺를 찾아서 걷는 길은 차분하고 그냥 담백한 기분이다.

 

보현선원 들어가는 길이 보인다.

옆으로 보니,  '洗心洞'   '開心寺入口' 표석이 양편으로 서서, 개심사로 가는 산길을 안내하고 있다.

'洗心洞' 마을입구를 알리는 표석이 크게 눈앞으로 다가온다.

'마음을 씻는 마을' 

개심사를 오르는 운치 있는 돌계단 산길이 열려 있다.

 

후덥지근한 숲 속 오르막 산길을 허위허위 오른다.  

땀을 흘리며 돌계단을 한 참 오르고 나니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다.

비 오듯 흐르는 땀이 마음을 씻어 주는 듯하다.

하늘이 보이고 산 마루턱이 보인다.

상쾌한 바람이 불어온다.

아!  이 돌계단 산길을 왜 '洗心洞'이라 하였는지 알 것만 같다. 

 

 

 

 

 

 

 

 

 

 

범종루가 보이고  붉은 꽃을 터뜨리고 있는 배롱나무 그리고 그 앞으로 석축의 직사각형 연못이 반갑게 맞아 준다.

한 참을 서서 불어오는 바람결에 마음을 씻어 본다.

 

직사각형 연못 속에는 파란 하늘, 나무, 개심사 그림자가 보인다.

삼라만상이 투영된 직사각형 연못 가운데 걸려 있는 외나무다리를 건넌다.

 

 

 

 

 

 

배롱나무 붉은 꽃이 더욱 화사하게 보인다.

땅에서도 붉은 꽃을 피우고 있고,  연못 위에도 붉은 꽃잎이 떠 다니고 있다.

풍수지리에서 상왕산은 코끼리의 모양을 하고 있다.

부처님의 상징인 코끼리의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신창리 1번지 상왕산 자락의 '마음을 여는 절 開心寺'는 혜감국 사가 654년(백제 의자왕 14년)에 '開元寺'라는 이름으로 창건하였다. 이로부터 1300여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으니 명실상부한 고찰이라 할 수 있다. 1350년(고려 충정왕 2년) 처능스님이 중건하고 '開心寺'로 고쳐 불렀다. 1475년 중창, 1740년 중수하였고 1955년 전면 보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중심 당우인 대웅보전과 심검당, 안양루 등 당우는 작은 규모이지만 충남의 4대 사찰로 불릴 만큼 가치 있는 절이다. 경허스님이 한동안 머물며 두문불출 정진했던 곳이고, 일엽스님이 요연선원을 세워 비구니 스님들을 정진케 했던 곳이다."

 

잘 다듬은 돌계단을 밟고 올라서니,

근세의 명필 해강 김규진이 쓴 단아한 예서체의 '象王山開心寺' 현판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안양루다.

안양루에 오르면 절과 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안양루 앞의 범종각의 기둥은 휘어짐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

곧은 나무를 잘 다듬은 기둥이 아니고, 구불구불하게 자란 나무 그대로의 멋스러움을 표현하였다.

작은 절 마당을 중심으로 "ㅁ"자 형태로 심검당, 대웅전, 무량수전, 안양루 당우가 둘러싸고 있다.

 

 

 

 

 

 

 

                

 

 

 

 

대웅보전

 

 

대웅보전은 보물 제143호로 지정되어 있다.

 

"개심사 사적기에 의하면 신라 진덕여왕 5년, 백제 의자왕 14년에 혜감국 사가 창건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다만 진덕여왕 5년은 641년에 해당하고, 의자왕 14년은 654년에 해당하는데 어느 것이 맞는가는 확인할 수 없다. 1941년 대웅전 수리공사 때 발견된 묵서명에 의하면 1484년(성종 15년)에 다시 세웠음을 알 수 있다. 네모 반듯한 평면 기단 위에 정면 3칸, 측면 3칸을 이룬 단순한 직사각형 평면이다. 맞배지붕의 다포계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내부는 주심포계 형식의 특징인 결구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연등천장을 하고 있어 일종의 절충형식을 띠고 잇다. 조선시대 초기 다포계 목조건물로서 귀중한 자료이다."

 

 

 

 

 

         

대웅전 지붕처마 끝에 일렬로 죽 늘어선 도자기 흰 연봉이 보인다.

기와지붕에 있는 흰 연봉은 기와에 고정되어 있으며 기왓장이 떨어져 내리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귀포와  처마

 

대웅전 안 높은 불단 위에 연꽃대좌 위에 아미타불이 앉아 계시고 양옆으로 지장보살 관음보살 입상이 있다. 그 뒤로 옛것을 본떠서 만든 탱화가 걸려 있다. 부처님 닫집은 운궁형이다.

 

 

 

 

둘레에 구름문양을 조각하였고, 그 안을 용으로 장식하였다.

 

 

 

 

 

천장의 뼈대가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연등천장'이다.

 

 

 

 

대웅전 뒷 뜰 석축 아래에 한 무더기 옥잠화가 하얀 꽃을 피우고 있다.

 

 

 

 

 

 

지금 심검당은 보수공사로 인하여 철구조물에 갇혀 있다. 배흘림기둥에 붙어 ;있는 종이에는'벌조심'이라고 쓰여 있다.

 

 

 

 

 

 

심검당

 

 

철구조물 옆으로 보이는 심검당

휘어진 목재를 그대로 기둥과 대들보로 사용하고, 단청도 칠하지 않은 투박하고 질박한 검소의 멋스러움이 있다.

대범하고 소박한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尋劍堂!

지혜의 칼을 찾는 집이다.

 

"심검당의 건립 연대는 전해지는 기록이 없어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성종실록>에 개심사의 건물이 1475년(성종 6년)에 화재로 불타 없어진 것을 1484년(성종 15년)에 중창하였다는 기록으로 보아 심검당도 이때 함께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조선 후기에 다시 중창되었다.원래의 크기는 정면 3칸, 측면 3칸의 규모이나 지금은 "ㄱ"자형의 방을 이어지게 늘려지어 상당히 큰 요사로 남아 있다. 구조는 기단석위에 자연석의 주춧돌을 놓고 배흘림이 가미된 둥근기둥을 세웠으며, 기둥 윗부분에 공포를 짜오려 지붕의 무게를 모두 기둥에 받도록 한 주심포 양식이다. 지붕의 뒷부분은 홑처마, 앞은 접처마의 맞배지붕 집이다. 평지의 사원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평탄하고 안정되어 산속의 다른 건축물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해탈문을 나서 무량수전 옆을 걸어간다.

무량수전 역시 자연 그대로의 부재를 써서 집을 지었다. 굴뚝 모습도 보인다.

나른한 오후라 그런지 인적이 없는 절은 고즈넉하기만 하다.

후덥지근한 날씨로 인하여 연실 땀이 흐른다.

무량수전 툇마루에 "묵언"이라 쓴 기와 한 장이 세워져 있다.

 

 

 

명부전(冥府殿)

 

 

 

명부전(冥府殿)

"명부전은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염라대왕 등 10대 왕을 봉안한 절의 전각이다.   원래는 대웅전 다음으로 중요시되던 건물이었다. 자연석을 다듬어 기단을 만들었으며, 위에 다듬지 않은 주춧돌을 놓고 원형기둥을 세워 정면 3칸, 측면 3칸의 평면으로 건립되었다. 맞배지붕이며, 측면에 비바람을 막기 위한 널빤지가 있는 조선 초기의 건물이다. 내부 바닥은 우물마루를 깔고 그 뒷면으로 불단을 조성하여 철로 만든 지장보살과 10대 왕을 안치하였다."

 

스님 한 분이 단정히 앉아 목탁을 두드리며 독경하고 있다.

 

 

문 입구 양편에는 사자상이 명부전을 지키고 있다.

 

 

 

 

 

오후의 따가운 햇살이 쏟아지는 개심사

시원한 개심사 감로수를 마시니 더위가 한 풀 꺾인다.

직사각형 연못 외나무다리 위에서 연못 속을 들여다본다.  

마음을 씻고, 마음을 열고 내려가고 있는지 자문해 본다.

물속에는 파란 하늘과 석축, 붉은 꽃을 단 배롱나무가 거꾸로 서서  바람이 불면 일렁인다.

배롱나무 붉은 꽃잎이 연못 위에 떨어진다. 

 

물속에는 파란 하늘과 석축, 붉은 꽃을 단 배롱나무가 거꾸로 서서 바람이 불면 일렁인다.

 

 

 

山 寺

유  치  환

 

염(念)하여도 염하여도 무연(無緣)하여
솔바람 유현(幽玄)한 탄식에
산 그늘 사이 기왓골 외로이 늙고

 
어두운 법당 안엔
대자대비 관세음보살
일월이 낙엽처럼 쌓이는 속에
적막히 앉아 기다리시고


대웅전을 돌아가면
이름도 까마득한 명부전(冥府殿) 칠성각(七星閣)
볕 바른 앞뜰의 황국(黃菊)도
쓸쓸히 인간의 애환을 여민 채


먼 마을의 인정스런 낮닭 소리도 안 들리고
정적도 그냥 법열(法悅)이어서
아끼는 듯 들려오는 조왕당 부엌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