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개승마
2010. 6. 8. 18:08ㆍ사진/야생화
공룡능선에서
눈개승마 앞에서 / 김 승 기
엊그제 꽃 피었단 소식 듣고 한달음에 달려왔더니
이미 한쪽은 알 품어 배가 불러오고
첫정을 내준 다른 한쪽에선 싯누렇게 말라 죽어가고 있다
어느새 사랑을 했었나?
순식간에 꽃 피어 이삼일 반짝 향기 풀풀 날리더니
남자의 순정 빼앗아 가로채고는
언제 사랑을 했느냐
매몰차게 뒤돌아서는 여자의 등 뒤에서
사랑이 하염없이 울고 있다
정을 나눈 후 신랑 잡아먹는 버마재비의 사랑 같다
눈개승마
장미과의 유일한 암수딴그루
자연이 요지경 속이란 건 진즉이 알았지만
식물세계에서조차 슬픈 수컷의 숙명
내 자식 낳아준다는 명분 하나로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사랑
친부모에는 나 몰라라 하면서
처가에겐 목숨 내놓고 잘해도
여차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현대판 모계사회
남자라는 이유로 죽어야 하는
사내의 운명이 울고 있다
눈개승마
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높고 깊은 산 숲속에 자생하는 고산식물이다.
뿌리줄기는 목질화(木質化)되어 굵고 크다.
잎은 어긋나는데 2~3회 깃꼴겹잎이다.
작은잎은 좁은 계란형으로 광택이 나고 끝이 길게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결각(缺刻)과 톱니가 있다.
암수딴그루로서 5~6월에 흰색의 꽃이 피는데 꽃잎은 5장으로
암꽃은 3개의 곧게 선 씨방이 있고, 수꽃은 20개의 수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