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관음千手觀音
천수관음(千手觀音) 하 영 “손을, 이리 주시게!” 물때가 앉아 미끄러운 너럭바위를 사뿐히 건너 나룻배에 오르신 큰스님 손 내미신다 할머니의 자장가 소리보다 더 편안하고 온화하게 손 잡아주신다. 날갯짓 서툰 어린 새가 바람의 등에 몸 맡기듯 철부지아이처럼 어둔 갠지스를 건너뛰는 등 뒤에서 “조심 하시게!” 한 마디 덧붙이신다. 천근 바위를 올려놓은 듯 답답하던 가슴이 거짓말처럼 시원해지고 소용돌이치던 번뇌망상이 와르르 와르르르 항하恒河의 안개 속으로 쏟아져내렸다 실바람에도 흔들리던 마음의 곁가지들도 한량없이 크고 보드랍고 따스한 천수관음의 손을 잡고 고른 숨을 쉬며 고요의 숲에 들고 좁고 어둔 길들이 소나기 지나간 하늘처럼 환해졌다.
2014.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