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의 품안에서 살다 간 시인 이성선
설악산의 품안에서 살다 간 시인 이성선 산사람에게는 여러 부류가 있다. 바위를 타고 얼음을 깨며 오르는 일을 사랑하는 클라이머는 그중 가장 도드라진 산사람이다. 클라이머가 산에 가장 잘 오르는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산을 가장 깊이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한지는 의문이다. 클라이머에게 있어서 산은 타자다. 그는 산에 머물지 않는다. 다만 그곳을 방문하여 오를 뿐이다. 그런 뜻에서 그는 좋은 뜻의 '뜨내기'일 수밖에 없다. 여기 뜨내기의 대(對)가 되는 다른 부류의 산사람이 있다. 바로 '붙박이'로서의 산사람이다. 산의 품 안에 삶의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 산을 즉자(卽者)로서 받아들이다가 급기야는 산과 하나가 되어버리는 사람들. 알프스에서라면 영양 사냥꾼이나 수정채취업자일 수도 있고, 히말라야..
2019.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