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한판골의 단풍
기도정 채 봉 쫓기는 듯이 살고 있는한심한 나를 살피소서 늘 바쁜 걸음을 천천히 걷게 하시며추녀 끝의 풍경 소리를 알아듣게 하시고거미의 그물 짜는 마무리도 지켜보게 하소서 꾹 다문 입술 위에어린 날에 불렀던 동요를 얹어 주시고 굳어 있는 얼굴에는소슬바람에도 어우러지는 풀밭 같은 부드러움을 허락하소서 책 한구절이 좋아한참을 하늘을 우러르게 하시고차 한잔에도 혀의 오랜 사색을 허락하소서 돌틈에 피어난민들레꽃 한송이에도 마음이 가게 하시고기왓장의 이끼 한낱에서도 배움을 얻게 하소서 붉은 가을 속으로김 덕 성높아진 푸른 하늘풍요하게 익어가는 갈바람 속으로기쁨이 있는 곳에 온정이 쌓이고가을향기 더 아름답다서글픔도 아파하던 일도늘 변화하는 새로운 꿈을 꾸면서시향 속에 한 가닥 행복 찾는 인생상처를 보듬으며 사랑으..
2014.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