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게 물어봐야지
만일 한번만이라도 한데서 밤을 세워 본 일이 있는 분이라면, 인간이 모두 잠든 깊은 밤중에는, 또 다른 신비로운 세계가 고독과 적막 속에 눈을 뜬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낮은 생물들의 세상이지만요, 그러나 밤이 오면 그것은 물건들의 세상이랍니다. 별에게 물어봐야지 허 명 희 내게 별빛 한 줄기 달려오는 데 140억 년이나 걸렸대 오직 내게로만 오는데. 오늘 밤, 별에게 물어봐야지 학교 갔다오는 나처럼 놀다오지는 않았는지. 개울에 들러 가재를 잡았다던가 장난감 가게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 구경 조금, 하지는 않았는지. 거미줄에 맺힌 빗방울이랑 풀잎이 달고 있는 아침이슬, 보랏빛 작은 제비꽃을 보고도 정말, 그냥 지나쳤는지. 그래서 오랜 시간이 걸린 건 아니냐구 오늘 밤 별에게 꼭, 물어봐야지...
2017.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