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꽃
바람꽃 박 인 과 그리움의 하얀 노래 위에 먼 수평선을 흐르는 흰 구름 밑에 밀물에 밀리어 바람에 밀리어 방황하던 슬픈, 계절의 영혼이여 파도가 치는 날 흔들려 오는 풀밭처럼 아지랭이처럼 짙은 안개 속 산골물 거슬러 올라가서 잔 가지 솔잎 사이 허공의 흐느낌을 그때 들으리라 가시밭 돌뿌리의 거친 숨소리도 그때 들으리라 힘차게 낙하하는 폭포수의 성난 아우성을 그때에 들으리라 잘 익은 태양의 주머니 터져 무지개 빛살 쏟아지고 온갖 새들이 둥지를 트는 그 숲에 이르면, 세월이 지나간 자리, 푸른 잡초 우거진 작은 오솔길 속에 하얀 날개를 드리우리라 흰구름 머무는 그 푸른 숲에 한 송이 하얀 꽃을 피우리라
2010.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