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끼
물이끼 박 유 동 큰 바윗돌 물위에 우뚝 솟았고 골짝물이 굽이치며 흘러내리네 낙화도 동동 떠내려가고 단풍잎도 동동 떠내려가고 빨간 산과일도 떠내려가고 물속에 사는 물벌레마저 떠내려가는데 작디작은 물이끼 보소서 큰 바윗돌에 딱 달라붙었으니 바위는 온통 푸른 물이끼로 덮이었네 바위는 반지라운 비취색 보석만 같네 물이끼 작은 잎은 보이듯 말 듯 물이끼 작은 꽃은 피듯 말 듯 물이끼는 제 못난 꼴을 아예 찾지 말라네 설혹 제 모습 보려거든 큰 바위를 바라보라네 천만년 끄덕 않을 푸른 바위를.
2010.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