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나무 조이스 킬러 나는 생각해 본다 나무처럼 아름다운 시가 있으랴 단물 흐르는 대지의 젖가슴에 목마른 입술을 대고 서 있는 나무 온 종일 신을 우러러보며 잎이 무성한 팔을 들어 기도하는 나무 여름엔 산새들의 둥지를 이고 눈은 그 품에 안으며 비와는 다정히 어울려 사는 나무 시는 나와 같은 바보가 짓지만 신이 아니면 나무를 만들지 못하리 언어의 보석이라는 시조차 나무 앞에서는 불순할 뿐이다. 숲에는 무언의 교감이 있고, 겸손과 고요, 그리고 침묵의 대화가 있다. 나무는 원숙한 조화와 균형의 미를 만든다. 나무의 겨울잠은 숨결을 멈춘 것이 아니고 감춘 것이다. 봄에 피어낼 꽃과 잎을 위해 겨울을 견디며 꿈을 키우기 위해서다. 나무는 햇빛과 공기, 물과 바람만으로 일생을 검소하게 불편없이 살아간다.
2011.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