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괭이눈
2010. 4. 15. 10:36ㆍ사진/야생화
괭이눈
범의귀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 각처 산의 습지에 자생한다.
뿌리잎은 없고, 꽃이 진 다음 땅바닥을 옆으로 기는 가지의 마디에서 뿌리를 내린다.
잎은 마주나는데 넓은 계란형으로 잎자루가 있으며,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4~5월에 연한 황록색의 꽃이 피는데 꽃줄기는 곧게 선다. 꽃의 바로 옆에 달린 잎도 노란 빛을 띠어 전체가 꽃처럼 보인다.
6월에 타원형으로 된 종지 모양의 열매가 녹색으로 익는데, 젖꼭지 모양의 돌기가 있고 광택이 나는 자갈색의 씨가 들어 있다.
한방에서「금전고엽초(金錢苦葉草)」라 하여 지상부(地上部)의 전초(全草)를 약재로 쓴다.
열매가 익으면 2개로 깊게 찢어지는 것이 마치 고양이의 눈처럼 보여서 이름이 붙여졌다.
괭이눈
김 승 기
눈 살짝 감았는데도 깜깜했던 겨울
어찌나 기나긴지 투덜대고 있었는데요
어느 날 고양이 눈이 밝아졌어요
속눈썹을 만져주지도 않았는데
살짝 수염을 당겨주지도 않았는데
고양이의 표정이 예뻐졌어요
얼음장 녹아내리며 겨울 가는 소리 들리네요
이빨 사이에 왼손 오른손 약지를 번갈아 밀어 넣고
잘근잘근 씹을 수 있는 가는 팔목의 근육도 내밀어
고무공의 탄력처럼 통통 튀는 혈관을
가끔은 물려주고 싶은데요
안으면 도망가는
집고양이 길고양이 들고양이들
그래도 안아주려고 잡으려 하는데요
등 뒤로 다가와 손톱 세워 할퀴고 가네요
할퀸 자국에 물을 주고
눈썹 뽑아 화분에 심어 보세요
알록달록 점박이 꽃들이 깜박깜박 피어날 거예요
눈동자가 자동차헤드라이트 불빛처럼 밝아진 날에는
봄 햇살을 조심하세요
어느새 당신도 고양이 등처럼 휘어질지도 모르죠
눈부신 울음 쏟아내고 싶어도 더는 울지 못하고
노랗게 벌어지는 웃음만 흘릴 거고요
거울 위에서 깨지는 하늘 간질이며
파르르 떠는 수염도 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