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나무
화살나무 꽃
尋牛子
2025. 4. 28. 07:51
화살나무
손 택 수
언뜻 내민 촉들은 바깥을 향해
기세 좋게 뻗어가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제 살을 관통하여, 자신을 명중시키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모여들고 있는 가지들
자신의 몸속에 과녁을 갖고 산다
살아갈수록 중심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가는 동심원, 나이테를 품고 산다
가장 먼 목표물은 언제나 내 안에 있었으니
어디로도 날아가지 못하는, 시윗줄처럼
팽팽하게 당겨진 산길 위에서
아침
신 혜 림
새벽이
하얀 모습으로 문 두드리면
햇살의 입맞춤으로
잠에서 깨어난 대지는
부산스럽기만 하다
나들이를 꿈꾸며
이슬로 세수하는 꽃들
밤을 새운 개울물
지치지도 않는다
배부른 바람
안개를 거둬들이며
눈부시게
하루의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