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음/시

겨울나무

尋牛子 2018. 12. 9. 20:18


  지리산에서



겨울나무

          복 효 근


꽃눈은 꽃의 자세로

잎눈은 잎의 자세로 손을 모으고

칼바람 추위 속에

온전히 저를 들이밀고 서 있네

나무는,

잠들면 안 된다고

눈 감으면 죽는다고

바람이  둘러주는 회초리를 맞으며

낮게 읊조리네

두타頭陀의 수도승이었을까

얼음 맺힌 눈마다 별을 달고서

나무는

높고 또

맑게

더 서늘하게 눈뜨고 있네